본격적으로 자출을 시작한 게 작년 10월이니 이제 10개월째다.
겨울이 가장 힘들었다. 추위는 어떻게든 극복할 수 있지만 눈 길에 자전거를 타는 건 너무 위험했기 때문. 그렇게 눈 올 때, 비 올 때 빼고는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 했다. 심지어 새벽에 일이 있을때도 야심한 밤에 자전거를 끌고 나올 정도였다.
정확히 5년 전 철티비로 자출을 시도했을 때 두어 번 끌고 왔더니 못하겠다 싶었다. 오르막이 심했고 차도가 너무 위험했다. 하지만, 지금은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국도대체우회도로라는 넓직한 길이 생겼고 오병이어 하우스로 돌아가는 좋은 지름길을 발견했다.
우리회사에서 자출하는 분 대부분은 아니 모두가 이 두 도로를 이용한다.
전자는 갓길이 넓어 좋고 후자는 차량 통행량이 적어 좋다.


자출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몸이 가벼워졌다는 점이다. 매일 땀을 흘리며 긍정적으로 변하는 심리적인 가벼움 뿐만 아니라 숫자로도 증명된다. 작년 말 82kg 였던 몸무게는 지금 68kg 다.
제주에 처음 정착할 2006년 당시 기름 값은 1,400원이었다. 지금은 2,000원이다.
이제 연비 12km 자동차도 부담스럽다.
운동도 되고 기름 값도 줄이는 1석 2조 교통 수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출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저도 한 번 해보고 싶은데 무슨 자전거를 살까요?”이다. 나는 로드 바이크를 탄다. 물론 아주 저렴한 입문형 로드지만 입문형도 자출만 하기엔 충분히 만족스런 성능을 보여준다. 50-100만원 사이면 괜찮은 입문형 로드 바이크를 구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두 도로도 로드 바이크로 아무 문제 없이 달릴 수 있다. 서울에서도 한강도로를 이용하면 문제 없이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집이 한강에서 멀거나 시티 라이딩이 잦다면 그리고 로드 바이크의 엎드린 자세가 못내 부담스럽다면 하이브리드를 추천한다. MTB 구동계에 로드 바이크의 타이어를 끼운 속도와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모델로 요즘 가장 뜨고 있다. 페이스북 지인들 중 구매한 분도 벌써 여럿이다. 스캇(Scott) Sub 시리즈가 가장 유명하고 자이언트(GIANT)도 가격대 성능비로 인기가 높다.
자세한 설명은 이전 포스트에서 언급한 바 있다.
자출하는데 있어 자전거외에 필요한게 몇 가지 더 있다.
헬맷, 장갑, 패드 달린 쫄바지다.
헬맷의 중요성이야 더 이상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헬맷을 쓰지 않고 자전거를 타는 것은 안전벨트를 메지 않고 운전하는 것과 같다.
장갑도 필요하다.
편안하고 안전한 라이딩을 위한 필수품이며 행여나 넘어졌을때 손바닥 부상을 방지한다.
패드 달린 반바지는 엉덩이 고통을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 이른바 쫄바지는 최고로 편안함을 제공한다. 한 번 입기 시작하면 너무 편해서 항상 입게 된다. 민망함 정보는 충분히 극복할 정도로 편하다.
이외에도 몇 가지 옵션이 더 필요하다.
우선, 샤워실이다.
땀을 흘리며 사무실에 와서 그대로 근무하긴 힘들다. 따라서, 반드시 샤워실이 필요하다. 옷도 갈아 입어야 한다. 그러니 어중간하게 입고 자출하는 것보다 될 수 있으면 완전한 자전거 옷으로 갖춰 입고 샤워를 한 후 평상복으로 갈아입는걸 추천한다.
라이트와 후미등도 필요하다.
밤 길을 밝혀줄 라이트는 무조건 밝아야 한다. 특히 제주의 경우 퇴근길에 가로등이 없어서 라이트가 없으면 정말 아무것도 안보인다. 괜히 저렴한거 찾다가 안보이면 더 위험하다. 가급적 비싸고 밝은 걸로 구매하기 바란다. 5-10만원대면 좋은걸 구할 수 있다.
빨간색 후미등. 이건 뭐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호 해수욕장 부근에 자전거 카페 오픈 준비 중인걸 발견했다. 이 글을 처음 작성할 4월 경에는 아직 오픈전인데 지금은 오픈해서 영업중이다. 새벽에 그 근처를 지나가봤는데, 새벽에도 자전거를 타고 나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언젠가 꼭 한 번 들러볼 예정이다.

그렇다면 제주에서 자전거를 타기 가장 좋은 도로는 어디일까.
해안도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성수기엔 차량통행이 많다. 1132번 일주도로 좋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차량통행이 많고 자전거도로도 넓어졌다 없어졌다 제 각각이다. 평화로는 넓지만 차들이 너무 빨리 달린다. 고저차도 상당하다. 해발 500미터 올라가는거 생각보다 힘들다. 자전거도로를 별도로 분리하긴 했으나 이물질이 많아서 로드를 타는 사람에겐 오히려 더 위험하다. 1100도로? 당연히 아니다.
제주에서 자전거를 타기 가장 좋은 도로는 1136번 중산간도로다.

넓은 갓길과 적은 차량 통행량은 자전거를 타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1136번 도로는 제주시권을 벗어난 권역을 말한다. 제주시권에는 차량통행이 너무 많다. 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한산한 중산간도로에서 편안하게 라이딩 할 수 있다. 고즈넉한 제주 시골 마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건 또 다른 보너스다.
지금까지 자전거의 좋은 얘기만 했으니 나쁜 점을 얘기해볼까.
우선, 위험하다.
한 번 심하게 넘어져서 네 바늘을 꿰맸다. 다친지 3개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무릎에 흉터가 남아 있다. 모님은 넘어진 순간 기억을 잃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안전이 최고다. 한때 속도에 심취한 적도 있었으나 지금은 무조건 안전하게 라이딩한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다.
운동도 되고 기름 값도 줄이는 1석 2조 자전거 출근.
여러분께 추천한다.
* 이 글은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재구성하여 게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