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데스크탑 예찬론자다.
세상엔 다양한 디바이스가 있지만 여전히 데스크탑이 가장 편하다. 큰 키보드와 잘 움직이는 마우스, 넓은 모니터는 업무 생산성을 극대화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큰 모니터는 최대 44%의 업무 생산성을 가져온다고 한다.
The results? On the bigger screen, people completed the tasks at least 10 percent more quickly - and some as much as 44 percent more quickly.
Meet the Life Hackers - NYTimes
게다가 본체의 성능도 다른 디바이스보다 몇 배 위다. 노트북에서 2-3초씩 기다려야 하는 작업을 데스크탑은 1초내에 수행한다.
모든 업무는 데스크탑을 중심으로 운용한다. 싱크도 데스크탑에, 자료 백업도 데스크탑으로.
한때 노트북, 서브 노트북, 넷북, 스마트폰을 모두 갖고 다녔지만 디바이스가 많다고 생산성이 증대되는건 아니었다. 오히려 불필요한 동기화에 시간을 뺏겼다. 저마다 다른 기기의 설정을 동기화하고 기기마다 생기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일은 갈수록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너무 다양한 기기의 활용은 오히려 업무 생산성을 저하시켰다.

현재는 모두 정리하고 서브 노트북(맥북 에어)과 스마트폰(아이폰)만 이용한다. 물론 데스크탑은 윈도우 7이다. 윈도우 7 데스크탑과 맥북 에어, 아이폰의 사용 시간 비율은 대략 5:2:3 정도다.
재밌는 점은 아이폰이 생긴 이후엔 노트북보다 오히려 아이폰을 더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사무실에선 노트북을 거의 사용치 않고(회의할때도 수첩과 펜만 들고 다닌다) 외부에선 아이폰으로도 간단한 작업이 가능하다. 그나마 집에 와서 노트북을 펼치는데, 이 역시도 사용 시간이 길지 않다. 간단한 커뮤니케이션과 인터넷은 집에서도 아이폰을 활용한다. 맥북 에어는 데스크탑과 아이폰의 중간에서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다.

당시에 맥북 에어를 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맥 OS는 모바일 컴퓨팅에 가장 적합한 운영체제였고, 맥북 에어는 그런 맥을 사용하는 가장 가벼운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성능이 문제이긴 하나 데스크탑의 보조 역할로 사용하기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하지만 이제 맥을 사용하는 더 가벼운 방법이 등장했다. 아이패드의 등장은 맥북과 아이폰의 빈 자리를 절묘하게 비집고 들어갈 것이다. 더군다나 그다지 빠르지도 않고 주 업무용으로 쓰기엔 많이 부족한, 그저 얇기만 한 맥북 에어에게 아이패드는 더 큰 위협이다.
Needham & Company의 애널리스트 Charlie Wolf는 아이패드의 판매량을 2010년까지 2백만대, 2011년까지 추가로 6백만대, 총 8백만대 판매를 예상했다. 2009년 맥북 에어의 판매량은 약 백 만대로 추정되는데, 따라서 2012년까지 아이패드는 맥북 에어 판매량의 6~7배 규모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추정치가 맞아들어간다면 규모면에선 이미 아이패드가 맥북 에어를 압도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아이패드는 맥북 에어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까. 여기서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한 가지 있다. 아이패드는 아이폰 OS라는 점이다. 맥 OS와 유사하지만 멀티태스킹이 안되고 여러가지 제약 사항이 많다.
하지만 맥 OS를 택했던 것 자체가 이미 윈도우의 호환성과 자유로움을 상당 부분 포기한 상태라 마찬가지로 아이폰 OS가 그리 큰 결함이라 생각되진 않는다. 오히려 앱스토어의 다양한 앱들은 맥 OS 이상이고, 더욱 고성능이 필요할때는 PC와 연결할 수 있는 유료 Remote Desktop 앱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맥북을 주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분들에겐 여전히 고민꺼리겠지만 나처럼 데스크탑의 보조 역할로만 사용하는 사람에겐 아이패드가 맥북 에어의 역할을 훌륭히 대체할 것이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