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 글은 iPhone무선 인터넷 관련 글에 이어 하나의 글로 적으려고 했다. 너무 길어 결국 3개의 글로 분리했지만.

마지막 글에선 PDA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Palm

인터넷도 안되고 더이상 일정관리로 쓰지도 않지만 내가 아직도 PDA, 정확히는 팜(Palm)을 사랑하는 이유가 있다. 내가 필요로 하는 단 한가지 기능을 여전히 성실히 수행하고 또한 정직하기 때문이다.

한가지 기능은 다름 아닌 “필기”다. 나는 팜을 메모장의 용도로 사용한다. 길을 걷다 또는 차량으로 이동할때 불현듯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팜에다 메모한다. 스타일러스 펜으로 휘날리며 메모한 갯수가 하루에도 5-6개에 달한다. 그렇게 메모한 내용들은 사무실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며 정리한다. 몰스킨을 사용할때와 다른 점은 종이의 낭비가 없고 따라서 마음 편하게 적을 수 있다는 점. 사실 몰스킨은 마음 편하게 적기엔 너무 비싸다.

또한 팜은 정직하다. 버튼을 잘못 눌렀다고 비싼 패킷요금을 부과하는 인터넷에 접속되지 않으며 사용자를 기만하는 서비스도 없다. 언제나 제 역활역할에 충실한 간결한 프로그램들뿐이다. “수많은 프로그램이 존재하는데 어떻게 모두 정직할 수 있냐”며 묻는다면 OS의 철학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OS가 정직하면 애플리케이션도 정직하다. 어디 그뿐인가. 사용하는 사람도 정직한 사람이 된다.

이제는 팜 그리고 모든 PDA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손때 묻은 팜을 떼어 놓지 못하는 이유다. 나는 정직한 기기를 사랑한다.

우리나라 이통사들이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것은 다름 아닌 나 같은 사용자들의 “신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