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서비스를 사용하건, 특히 국내 서비스는 가급적 좋은 점을 찾아내고 칭찬하려고 노력한다. 무조건 비난 보다는 작은 칭찬이 훨씬 더 필요하고 도움이 된다. 하지만 때로는 도가 지나치다 싶은 경우가 있다.
모든 서비스가 항상 도덕적일 순 없지만 최소한 고객을 기만하는 서비스는 사라져야 한다. 도가 지나쳐 고객을 기만하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할, 세 가지 사례를 꼽아봤다.
살인적인 이통사의 데이타 요금제
우리나라 이동 통신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은 다름아닌 이통사의 횡포 때문임을 여러번 지적한 바 있다. 아직도 아이폰이 나오지 않는 작금의 현실을 개탄하며, 거기엔 무자비한 데이타 요금제도 한 몫 거들고 있다.

안내 문구엔 모든게 무료라고 하는데 왜 엄청난 요금이 청구되는 걸까. 데이타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무자비한 요금 폭탄을 내리는 건 지나치게 비도덕적이며 잔혹하기까지 하다. 왜 애궂은 고등학생이 데이타 요금때문에 자살 해야만 했는지, 여전히 살인적인 요금제는 반성이 없다.
비슷한 예로 MMS 디폴트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과거 모토롤라의 MS600 핸드폰은 MMS가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를 변경하는 방법은 메뉴얼에도 나와 있지 않다. 아무것도 모른채 그대로 둔다면 항상 SMS 보다 7배나 비싼 MMS를 써야 한다.
사용자의 무지를 담보로 폭리를 취하는 사기 행위다. 이통사의 비도덕적 정책과 이에 합류한 핸드폰 제조사가 만들어낸 참극이다.
사진 출처: 살 떨리는 SKT의 데이터서비스 경험
독점 포맷을 원하는 nProtect, 알집, 아래아 한글
nProtect의 횡포는 더 이상 설명하기도 입이 아플 정도다. 항상 시작 프로그램을 차지하며 독점하려드는 바이러스 같은 이 프로그램이 보안 프로그램이란 사실이 한심할 따름이다. 이런 프로그램이 “지식 경제부 장관상”을 수상할 정도로 공무원이 무지하다는 사실은 더욱 가슴 아프다.

알집은 ALZ 만으로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EGG 라는 또 다른 변종을 만들어 냈다. 쓸데없는 독점 포맷을 만들어 시장을 선점하려 드는 비도덕적 비지니스의 전형이다.
키플러님이 UnEGG를 만들면서 한 얘기를 들어보자.
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주)이스트소프트에서 공개한 unegg.dll을 이용하여 .egg 와 .alz 파일의 압축을 해제하기 때문에 unegg.dll 파일의 사용에 관한 제한 사항을 준수합니다. 이스트소프트에서 공개한 압축 해제 모듈에 포함된 unegg.txt 파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 때문에 이 프로그램은 상업적으로도 사용 가능한 “프리웨어”가 아닙니다.
3) 본 모듈은 비상업적인 목적에 한정하여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제외하고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개인, 기업, 공공기관, 영리단체, 학술/연구기관에서는 (주)이스트소프트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을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고 싶은 경우는 (주)이스트소프트에 물어보세요. (저한테 물어보지 마세요.)
DLL 이 공개되어 있지만 비상업적인 목적에서만 제한적 이용이 가능하다. 상용 프로그램에선 지원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고작 1,100원의 가격을 받는 키플러님의 술집(나는 유료 이용자다)도 상용이란 이유로 EGG를 지원하지 못한다.
아래아 한글은 또 얼마나 짜증나는가.
오로지 아래아 한글에서만 열리는, 아무도 지원하지 못하는 HWP 포맷을 볼때마다 독점 포맷의 불편함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학교/관공서랑 문서를 주고 받을땐 HWP 공포에 시달린다. 이건 재앙이다. 왜 포맷을 공개하지 않는가. 사실상 아래아 한글은 더이상 HWP 포맷을 공개할 기술적 여력 조차 없는게 아닌가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관리하지도 못하는 HWP 포맷은 이 땅에서 사라지는게 맞다.
허황된 제품
“수레를 재발명”할 필요는 없다.
그것이 누가 봐도 불가능할 허황된 꿈이라면 더더욱. OS 시장에 야심차게 도전하며 또 다른 윈도우를 꿈꾸는 티맥스 윈도우가 그런 경우다. 채 완성되지도 않은 오류 투성이의 OS로 국회의원과 금감원장까지 모시고 성대하게 발표회를 한 것은 분명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인다.

사진 출처: 티맥스 윈도 발표회, 하지 말았어야 했다
기술로 승부하는 기업인줄 알았건만 정치적인 색채를 드러낼때 아쉬웠고 걱정 됐다. 아니나 다를까 전 직원의 40%인 수준인 500-800명의 구조 조정을 진행 중이란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온다. 티맥스측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며 부인했으나 국회의원 홈페이지에서, 노동부 상담 게시판에서, 카페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400여명의 직원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끝으로 구글 본사에 근무하는 미키 김님의 동영상을 추천한다. 네이버 지식인과 싸이월드 이후 혁신이 사라진 대한민국의 인터넷 서비스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참고: Google에서 한국 대기업들과 일하며 느낀 문화 차이 (문화 차이 블로그 3편)
혁신이 사라진 후 그 빈 자리는 누가 차지했을까. 나쁜 제품, 나쁜 서비스가 자리했다.
대한민국의 IT, 이제는 좋은 제품과 좋은 서비스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11 comments
Trackback from 킬크로그 - 살 떨리는 SKT의 데이터서비스 경험...
November 3rd, 2009 at 1:58 pm
Pingback from Tweets that mention likejazz.COM · 나쁜 제품, 나쁜 서비스 — Topsy.com
November 4th, 2009 at 10:15 pm
Trackback from ▒ Namsik’s Story ▒ - Egg와 Alz의 압축을 해제하는 UnEGG...
November 6th, 2009 at 12:14 am
Trackback from 도아의 세상사는 이야기 - 쓰레기 알집, 꼴깞하는 이스트소프트...
November 13th, 2009 at 2:1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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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7th, 2009 at 4:52 pm
Trackback from ra4four2′s me2DAY - 빗살의 생각...
November 27th, 2009 at 9:5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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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8th, 2009 at 6:1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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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8th, 2009 at 11:03 am
다른건 모르겠지만…
술집도 어차피 1100원이라도 돈 받고 파는 떳떳한 상용 소프트웨어고, ‘사전 승인’을 통하면 쓸 수 있는것 아닌가요?
날카로운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알집에 대한 얘기야 더 말하면 입아픈 정도구요. 티맥스의 구조조정 얘기는 충격적이네요. 갑자기 티맥스OS발표회장에서 직원 ‘개고생’시켰다고 자랑스레 얘기하던 장면이 생각나네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것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전략의 부재때문이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