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ssenger Icons

트레이에 떠 있는 저 다섯 아이콘을 볼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좌측부터 국내 메신저 2종류, 사내 메신저 1종류와 외산 메신저 2종류. 엇비슷한 역할을 하는 메신저가 무려 5개나 된다. 아마 더 되는 분들도 있으리라.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때는 메신저의 최초등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이스라엘의 Mirabilis사는 ICQ(I Seek You)라는 획기적인 인스턴트 메신저를 선보였다. 언론에서는 연일 메일을 대체할 커뮤니케이션 혁명이라 극찬했지만 나는 ICQ의 운명이 길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프로토콜을 공개하지 않는 독점 소프트웨어는 메일을 대체할 인프라로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반드시 ICQ서버에 접속해야만 하는 비공개 프로토콜은 그 태생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예상대로 ICQ는 무너졌고 이제 ICQ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리고 메신저 시장의 대혼란이 시작되었다. 저마다 하나씩 메신저를 발표했고 서로 프로토콜이 호환되지 않았다. 각자의 서비스에 접속하기 위해선 전용 클라이언트를 설치해야 했고 불필요하게 똑같은 기능을 하는 여러 메신저를 설치해야만 했다. 일부에선 서로 호환되게끔 하겠다는 발표를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내가 모바일 시장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이통사의 독점하에 놓여있는한 모바일 시장은 결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웹이 왜 지금처럼 널리 쓰이게 되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만약 웹에 특허가 있었다면, HTTP가 비공개 프로토콜이었다면 지금처럼 확산될 수 있었을까. 지금처럼 “웹”이라는 단일 시스템에 집중될 수 있었을까.

그래서 발빠르게 표준을 제안한 XMPP 프로토콜에 기대를 걸어본다. 이미 RFC 3920, 3921로 제출되어 표준 승인 절차를 따르고 있다.1

Jabber

XMPP 프로토콜을 구현한 Jabber의 가장 큰 특징은 분산(Decentralization)기술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로 같은 가문에 소속될 수 없지만 캐플릿집안과 몬테규집안을 통해 통신이 가능하다. 누구나 원하는 가문에 소속될 수 있으며 누구나 가문을 세울 수 있다.

“표준”과 “오픈”, “분산”은 21세기를 지배할 키워드다. 메신저 시장도 다르지 않을것이다. XMPP와 Jabber가 메신저 통합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견인차 역활을 할 것이다. 저 다섯개의 아이콘이 단 한개의 아이콘으로 변할 날을 꿈꿔본다.

  1. 구글 토크가 XMPP 프로토콜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