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일어나자 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전거를 타고 회사에 가는 일이었다. 주말 아침에 회사에? 과연 어젯 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연은 이렇다. 퇴근 직전 사무실, 열심히 작업중인 패러럴즈(부트캠프 이미지를 마운트)를 뒤로 한채 맥북의 덮개를 덮었다. 집에 와서 맥북을 열어보니 이게 왠걸. 팬 쿨러가 열심히 돌고 있다. 뭔가 이상하다는 걸 직감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별로 심각하게 생각진 않았다. 전원 버튼을 눌러 강제종료 하고 다시 구동해보니 예의 그 보기싫은 안내 문구가 등장한다.

이럴수가. 맥OS가 부팅이 되질 않는다. 이번에는 윈도우로 부팅을 시도했다. 윈도우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제 복구 디스크를 이용하는 수 밖에 없다. 마침 복구 디스크를 회사에 두고 온터라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에 가야 했던 것이다.
자, 복구 디스크를 가져왔으니 이제 복구를 시도할 차례다. 디스크를 한참 읽더니 퍼런 화면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후에 묵묵 부답. 무지개빛 바람개비가 등장해야 하는데 화면에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상황이 심각함을 직감하고 애플 하드웨어 테스트(부팅시 D키)를 가동. 확장 테스트를 시도했으나 모두 정상. 로직보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분명 하드디스크에 이상이 있다. 하드를 인식은 하는데 부팅이 안되는 걸 보면 부트섹터가 망가진 것이다. 이는 부트 캠프를 마운트한 패러럴즈가 강제 종료로 망가뜨린게 틀림없다.
우선, 오류 발생시 으례히 사용하는 PMU, NVRAM을 리셋을 시도했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최후의 수단을 동원했다. 윈도우 CD를 넣고 윈도우 부팅을 시도한것. 이번에는 부팅이 된다. 부트 캠프 영역에 윈도우를 재설치했다.
다행히 잘 된다. 덕분에 맥북이 맥OS는 안되는 윈도우북이 되어버렸다. 설치하면서 맥 파티션(HFS+)을 포함한 모든 파티션을 날려버리고 싶었으나 아직 그럴순 없다. 맥OS에서 백업해야 할 자료가 남았기 때문이다. 반드시 윈도우에서 맥 파티션을 인식해 데이타를 백업해야 했다.
일단 윈도우라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부트 캠프가 구워준 CD로 드라이버를 설치했다. 그런데 왠걸 마지막 즈음에서 오류가 발생한다. 그리고 네트워크 드라이버가 잡히질 않는다. 여러번 설치해도 마찬가지.
왜 인가 살펴보니 드라이버 설치후 Registering Products에서 오류가 발생. 모든 작업을 롤백하는것이다. 부트 캠프 CD가 설치하는 드라이버가 약 10여종에 달하는데 이 중 한가지만 오류가 발생해도 모든 드라이버의 설치를 롤백한다. 그리고 모든 파일을 지워 버린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드라이버를 설치할때 설치 파일을 다른 곳으로 백업해두는 것. 기본 위치는 C:\Program Files\Macintosh Driver for Windows. 이곳을 지우기 직전 복사를 시도했다.
어김없이 드라이버가 롤백되었지만 이번에는 백업해둔 네트워크 드라이버만 찾아서 따로 설치해주었다. 드라이버가 잘 잡힌다.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을 시도. 하지만 WEP인증만 지원한다. 보안에 각별히 신경 쓴터라 집에서도 WPA2 인증을 사용하지만 드라이버가 그것을 지원하지 않는것. 하는 수 없이 랜선을 길게 뽑아 유선으로 접속을 시도했다.
이제 맥의 자료를 백업할 차례다. 맥 디스크의 파티션을 어떻게 잡을까 고민하던 찰나. MacDrive를 사용하기로 했다. MacDrive는 유료 제품이지만 Trial 버전은 5일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MacDrive를 설치하니 맥의 파티션이 잘 보인다. 3.2G에 달하는 사진, 음악, 문서등을 7-zip에서 Tar로 압축후 데스크탑으로 옮겼다. 유선으로 접속한 탓에 속도가 잘 나온다. 약 10MBytes/s의 속도로 백업후 맥의 파티션을 포맷했다.
다시 맥 복구 디스크로 부팅을 시도. 이번에는 퍼런화면에서 무지개빛 바람개비가 잘 보인다. DVD부팅이 성공한 것이다. Disk Utility를 구동. 그동안 수고 해준 부트 캠프 파티션을 삭제했다. 모든 파티션을 HFS+ Journaled로 잡고 맥OS를 재설치했다. DVD 2장에 달하는 지루한 설치 작업을 끝내니 맥OS로 부팅이 된다. 드디어 성공. 업무에 윈도우가 필수이기에 다시 패러럴즈를 설치했다. 부트캠프로 인해 아픔을 겪었기에 이번에는 패러럴즈 전용 이미지 파일을 택했다. 이렇게 복구작업은 끝났다.
복구를 진행하면서 그냥 애플A/S센터에 맡길까 하는 욕구가 여러차례 일었지만 잘 참고 스스로 해결한 것에 뿌듯하다. A/S센터에 맡겼다면 분명 하드가 말끔하게 포맷되어 왔으리라. 물론 자료도 복구하지 못했을 것이다. 해외 포럼에도 관련자료가 많지 않았는데 비슷한 경험을 하신 jrogue님의 복구일지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 일지 또한 필요한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참, 복구일지 말미에 본인의 책 광고를 하시던데. 나도 한번 해볼까.
어떻게 이렇게 복구를 했냐고. 그 방법은 『Ruby on Rails - 초고속 웹 개발의 시작』을 읽어보길 바란다. 음, 이건 좀 다른 경우인가.



7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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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백업은 정기적으로 해야해요 -_ㅠ..날리고 후회 하지 않기 위해서는..
순진한(?) 저는 마지막 문장이 농담하신 건지 진심인지 몹시 헛갈립니다~ :-)
감동을 주는 복구 일지입니다. 감동을 이어가려면 아무래도 ‘Ruby on Rails - 초고속 웹 개발의 시작’을 읽어야겠습니다. (두 권 사서 친구에게도 줘라, 느낌이군요. 흐흐)
절정의 삽질을 알흠답게 마무리 하셨군요..흐흐
수고하셔씀다^-^
한판 전투를 치른 후 무용담이군요. ㅎㅎ
사실 루비온레일즈 책은 원 저자가 예제 전체를 윈도우에서 작성했습니다.(대단한 반전)
안녕하세요.
“5월의 작은 선인장”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작은인장’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것은 제가 궁금한 점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지난 HP에서 TX1000 런칭행사를 할 때 주요 블로거분들에 대해서 알고 싶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블로거 분들께 문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 질문은 HP에서 초대했었던 allblog의 2006년도 통계에서 종합 100위 안에 드신 블로거분들께 드리는 질문입니다.
또한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저만 알고 있을 것이며, 글 등으로 발표하고자 할 때도 전체적인 통계를 만드는데만 사용할 것입니다. 문제가 되지 않을만한 부분은 따로 인용하는 경우도 있을듯 싶습니다. 질문에 일부만 답변해 주시거나 답변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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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ps. 글과 관련없는 댓글 남겨서 죄송합니다. 이 글을 확인하신 후에 지워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