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o Toykeat
장기나 바둑을 두다보면, 직접 둘 때 보다 옆에서 구경하면서 훈수를 할 경우 상대의 수가 훨씬 더 잘 보이고 묘수가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약간의 거리를 둠으로서 오히려 더욱 그 상황에 대한 이해가 빠를 수 있으며, 따라서 보다 과감하고 기발한 수가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재즈계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재즈의 중심이라는 미국 (특히 뉴욕)과 거리를 두고있는 유럽이나 여타의 나라의 연주자들 가운데, '재즈'를 보다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가히 기발하다고 할만한 묘수를 던지는 연주인들이 많은 것을 보면, 경험적으로 체득한 앞선 명제가 실로 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1988년 핀란드 출신의 젊은 세 명의 연주자로 결성된 트리오 토이킷 역시 이러한 생각을 보다 굳게 해주는 그룹이다.
"저희 생각에 재즈란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저희에게 영향을 주었던 많은 음악들을 우리의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들이 생각하는 '재즈'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희는 미국의 재즈연주자가 되고싶지 않습니다."
전형적인 미국의 재즈를 졸지 않고 들을 수 없다는 토이킷의 피아니스트 아이로 랜탈라의 인터뷰 내용처럼 그들의 음악은 상당히 새로운 산뜻함으로 다가온다. 우선 이들 세 명의 면면을 잠시 살펴보자.
이 그룹의 실질적인 리더는 피아노 주자인 아이로 랜탈라이다.
1970년 핀란드생으로 어린 시절부터 매우 다양한 음악적인 경력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캔토 미노 합창단 단원을 시작으로 아우렁킬 팝 재즈 컨저버토리, 시벨리우스 아카데미, 그리고 맨하탄 음대 등 좋은 음악기관을 두루 거쳤으나, 그 어느 한곳에서도 졸업은 하지 못할 정도로 새로운 음악에 대한 그의 생각은 확실했다.
1988년 트리오 토이킷을 결성한 이후에도 아르헨티나 음악에 심취하여 '탱고 킹스'라는 라틴 음악 그룹을 별도로 조직하여(1992) 운영하는 가 하면, 1995년에는 밍거스 빅밴드에도 잠시 참여하는 등 그는 음악적인 매너리즘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라미 에스케리넨은 1967년 생이며, 아이로 랜탈라와 같이 아우렁킬 팝 재즈 컨저버토리를 거쳐 시벨리우스 아카데미를 졸업하였다.
체코에서 개최된 배리 재즈 콘테스트 대상을 비롯(1987), 벨기에에서 열린 호이엘라트 국제 재즈 콘테스트 최우수 드럼 주자 상 (1988) 등 각종 국제적인 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길 에반스 빅밴드, 에스푸 빅밴드, 마일즈 에반즈 밴드 등 굵직한 밴드의 드럼 주자로 발탁되면서 본격적인 경력을 쌓아갔다.
이 그룹의 최고 연장자인 (1957년생) 에릭 시카사아리는 그룹의 베이스를 맡고 있다. 어머니 젖을 통해서 재즈를 습득했다고 할 만큼 그는 재즈가 가득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재즈 연주자였던 부모 덕에 여섯 살 때 피아노를 시작하였고 열 두 살 때에는 일렉트릭 베이스 그리고 열 여섯에 더블베이스를 연주하기 시작하였다. 그 역시 아우렁킬 팝 재즈 컨저버토리를 거쳐 시벨리우스 아카데미를 졸업하였다.
이들 세 명은 학교 선후배 관계로 묶이는 셈. 이후 그는 핀랜드에서 유명한 페코-피살로 팝푸, 에스푸 빅밴드, 그리고 유카 링콜라 퀸텟 등 일원으로, 또 수없이 많은 스튜디오 세션으로 활약하기도 하였다.
1995년에는 그해의 재즈 뮤지션 (핀란드)으로 선정될 만큼 핀란드에서는 유명한 연주자이다.
핀랜드라는 지역의 공통성, 학교 선후배라는 관계, 그리고 그리 많지 않은 나이차이로 인해 이들 세 명에게는 쉽게 어울릴 수 있는 많은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의 본격적인 활동은 에릭 시카사아리가 가입한 이후가 된다. 호이엘라트 국제 재즈 콘테스트 최우수 연주자 상을 받는 등 데뷔 초기부터 주목을 받은 그들은 1990년 데뷔작품을 발표하였다.
색소폰 주자 릭 마르지타와 함께 했던 이 작품은 그해의 핀란드 재즈 앨범으로 선정이 되었으며, 이러한 성공을 발판으로 이 음반에 몇 곡을 더하여 [G'day, 1993 Emarcy]라는 이름으로 국제판으로 발표하기에 이른다.
탱고, 랙타임, 라틴, 팝 포크, 그리고 클래식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들이 그들의 음악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으나, 아직까지 그들 특유의 색으로는 정립되지 않은 아쉬움이 있는 [G'day] 이후 그들은 미국으로 이주 아리로와 라미는 맨하탄 음대에서 공부하는 동시에 그곳 연주자들과의 조우를 갖게된다. (1990-1993)
수많은 라이브 공연과 각종 페스티벌을 통해 자신의 색을 다듬었던 덕분인지 그들의 두 번째 작품인 [Jazzlantis, 1995]부터는 그들만의 독특한 음악이 바로 서는 느낌을 확실히 주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이어지는 그들의 작품 [Sisu, 1997]와 최근 발표된 [Kudos, 2000]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재즈 연주자라면 누구나 떠날 수 없는 것으로 믿어지는 블루노트 음계를 벗어 던지고, 피아노로 치자면 검은건반 보다 흰건반 위주의 음의 진행을 하고, 코드의 진행 또한 재즈에서 사용하는 코드보다는 메이저 코드 중심으로 이어진다.
하이햇의 리듬분할이 주된 드럼 워크를 이루는 데에서도 과감히 탈피하고 있으며 코드의 근음 위주로 진행되는 베이스 런도 매우 단순하다. 그렇지만, 그들은 분명한 재즈를 선사한다. 세 명이 한 명인 듯, 물결을 타듯 곡에 긴장감을 부여함으로서 상당한 스윙감을 유도하고 있다.
이들의 음악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확신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의 느낌은, 한발 옆에서 훈수를 던진 가장 단순하지만 의표를 찌르는 듯한 참신함이라고 말하고 싶다.
from 임태연님의 리뷰 (http://home.megapass.co.kr/~xodus/jazz/profile/triotoykeat.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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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이번주 일요일, Trio Toykeat이 자라섬재즈페스티발에서 공연합니다. 오시나요? :)
오오 그들이 한국에 오는군요. 아쉽지만 공연에 가지는 못할거같아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