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길
Sang-K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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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tz - Shostakov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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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의 슈운지 감독의 "러브 레터"는 히라가나 하나 쓰지 못하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오겡끼 데스까' 란 일본 문장을 외우게 만들었다.

"번지 점프를 하다"가 만약 국제적으로 힛트를 친다면 '오겡끼 데스까'란 문장 쯤 부럽지 않을 명대사로 이름을 날리지 않을까. 가장 대표적인 '여기서 뛰어내리면 죽을까' 부터 시작해서, '왜 숟가락만 디귿 받침이냐'등등.

한눈에 반하는 사랑을 절절하게 (처음엔 덤덤하게 인줄 알았는데 뒤로 갈수록 절절해 진다.) 그린 "번지 점프를 하다"는 운명적인 사랑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라도 넘어갈만큼 기막힌 각본과 이병헌 이은주라는 두 커플의 완벽한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는 온통 사랑에 관한 얘기 뿐인데, 이상하게 그것이 간지럽거나 식상하지 않는 것 역시 "번지 점프를 하다"의 묘한 매력이다. 하지만 영화속에서 사랑보다 더 강력한 매력을 발산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이은주라는 배우다.

"오 수정"에서의 왕내숭이었던 이은주는 두 남자를(정보석과 문성근) 한 손에 쥐고 흔들더니, "번지 점프를 하다"에선 아예 영화 전체를 쥐고 흔드니 말이다. 이병헌이 영화속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은주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마법에라도 걸린양 새끼 손가락 하나를 피고는 화면으로 빨려들어간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번지 점프를 하다"가 내포하는 사랑의 정의는 지금까지 국내 영화계에서 다루어 왔던 것을 완전히 뒤집어 엎는 설정이다. 일부에서는 퀴어니 뭐니 하는 얘기가 떠돌았던 모양인데,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번지 점프를 하다"를 반밖에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이 영화는 한 남자와 한 여자에서 나아가 인간대 인간의 사랑이라는 제법 큰 의미로까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로간의 성이 어찌 되었건, 두 사람이 만나 사랑한다는 것은 이 영화에서처럼 볼쌍사납고 더러운 꼴을 당하더라도 다 이뤄지게 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이 영화에 대한 느낌은, 영화 마지막에 이은주가 이병헌에게 하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즉, "번지 점프를 하다"라는 영화가 관객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미안해. 너무 늦게 왔지'.
'아냐. 지금이라도 와줘서 고마워'. 라고.

관객으로서, 이런 영화가 지금이라도 만들어졌다는게 고마울 뿐이다.

from 시네서울 작품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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